최근 전 세계에서 ‘말차(matcha)’가 뜨거운 열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말차라떼, 말차디저트, 말차요거트 등은 감각적인 비주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푸드 콘텐츠의 핵심이 되었으며, 건강을 다루는 콘텐츠에서 말차를 언급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말차는 ‘먹는 것에 철학이 담겨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와 맞물려, 건강·윤리·감성 콘텐츠를 모두 아우르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이는 말차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문화적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를 돌보는 건강한 리추얼

초록빛 고운 가루, 말차는 더 이상 일본 다도(茶道)의 전유물이 아니다. 뉴욕의 웰니스 카페부터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까지, 말차는 음료를 넘어 ‘건강하고 윤리적인 삶’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말차 열풍의 이면에는 단순한 미각적 유행을 넘는, 우리 시대의 가치 변화가 깔려 있다.

말차는 찻잎을 통째로 갈아 만든 고운 분말로, 일반적으로 우려내는 녹차와는 영양학적 구성 자체가 다르다. 특히 카테킨과 테아닌, 식이섬유, 클로로필 등이 풍부하여 항산화 작용과 스트레스 완화, 면역 증진 등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2023년 발표된 ‘Mintel Report – Plant-Based Wellness Beverages’에 따르면, 말차는 식물성 음료 중 ‘신체 활력’과 ‘정신적 이완’이라는 이중 효과를 가진 대표 음료로 분류되며, 특히 ‘슬로우에이징(Slow Aging)’ 트렌드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아침 루틴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시간대에 커피 대신 말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말차는 간편한 스틱 형태의 제품으로도 즐길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전통 방식으로 말차를 뜨고, 물을 붓고, 거품을 내는 ‘시간이 필요한’ 음료다. 이 과정 자체가 하나의 명상 리추얼이자 셀프케어로 인식된다.

많은 웰니스 브랜드는 말차를 ‘하루를 열거나 정리하는 감각적 루틴’으로 소개한다. 일상적으로 디지털 피로가 축적되는 시대에, 말차 한 잔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며, ‘마시는 명상’이라는 표현을 점점 전파하고 있다. 말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삶의 리듬을 되찾는 도구로 기능하는 셈이다.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의 연결고리

말차는 비건 식품으로, 비교적 생산과정이 단순하고 투명한 작물이다. 이로 인해 환경 부담이 낮고, 동물 실험이나 불필요한 화학 처리를 배제하는 ‘클린 푸드(Clean food)’로 분류된다.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에 민감한 세대에게 말차는 단순한 건강식품을 넘어,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최근에는 페어 트레이드(fair trade; 공정무역), 저탄소 가공, 재사용 가능한 말차 키트 등이 인기를 끌며, 말차는 ‘지속가능한 음료’라는 정체성을 강화해 가고 있다.

말차 섭취 시의 주의점

물론 말차도 모든 이에게 무조건 이로운 것은 아니다. 고함량의 카페인이 포함돼 어린이나 카페인 민감자, 임산부는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급 말차일수록 고운 분말 특성상 금속성 잔류물이 소량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공복에 고함량의 말차를 마시는 경우 위 자극이 발생할 수 있으니, 되도록 식사 후나 간식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말차 한 잔이 전하는 건, 단순한 맛이 아니라 나를 돌보는 방식의 변화다. 현대인은 말차를 통해 치열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따뜻한 한 잔의 응원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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