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두부의 세계

두부는 아시아 요리에서 긴 역사를 지닌 중요한 식재료다. 단백질 공급원 육류에 비해 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식재료로 평가받고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어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두부는 콩을 물에 불리고 갈아 만든 콩물에 응고제를 첨가하여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이 응고되어 독특한 질감의 두부가 탄생한다.

두부는 크게 순두부, 연두부, 모두부로 분류할 수 있다. 순두부는 대두를 갈아 만든 두유에 응고제를 넣어 부드럽게 만든 두부로 단백질 함량과 칼로리가 낮다. 연두부는 생산 과정이 순두부와 유사하지만 더 단단하다. 단백질 함량은 순두부보다 높다. 모두부는 대두를 갈아 만든 두유에 응고제를 넣어 단단하게 만든 두부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칼로리도 다른 두부보다 높다.

순두부는 맛과 질감이 부드럽고 질감이 크리미해 찌개나 국물 요리에 사용하면 좋다. 연두부는 순두부보다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편이라 간장을 얹어 먹거나 차가운 샐러드, 디저트에 활용하면 좋다. 단단한 모두부는 볶음 요리나 튀김에 적합하다. 비건 치즈의 주재료이기도 하다.

시판 두부는 부침용 두부, 찌개용 두부, 손두부, 전통 두부로 분류되기도 한다. 부침용 두부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수분이 적고 단단해 부침 요리에 적합하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팬에서 바삭하게 굽거나 조려 반찬으로 만든다. 찌개용 두부는 부드럽고 촉촉해 국물 요리에 어울린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 넣으면 좋다. 손두부는 수제 또는 수제와 유사한 공정으로 만들어 단단하고 거친 질감이 특징이며, 부드럽고 고소한 전통 두부는 두부조림이나 나물 요리에 적합하다.

두부의 가능성, 제품 확대

대두와 두부는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며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콩국물은 여름철 콩국수에 활용되고 음료로 즐겨도 좋다. 두부 제조 시 발생하는 부산물인 비지는 고소하고 영양가가 높은데, 두부전문점에서 고객에게 무료로 나눠 주기도 한다. 비지찌개, 비지 후무스 등 여러 음식에 활용 가능하다.

청국장은 발효된 대두다. 장 건강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함유하고 있고, 보통 찌개로 조리하여 먹는다. 분말 형태의 청국장은 건강음료나 쿠키 등에 사용된다. 템페는 발효 콩으로 만든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이다. 고단백 대체육류로 주목받으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콩과 맛의 템페가 판매되고 있다. 템페를 얇게 썰어 구운 템페 칩은 단백질이 풍부한 대체 스낵으로 최근 ‘스타벅스’에서 판매될 정도로 대중화됐다.

두부 과자는 고소한 맛과 바삭한 질감의 건강 스낵으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최근엔 두부를 면 형태로 가공한 두부면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쌈으로 사용하거나 면 형태로 절단하여 파스타나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두부텐더는 결두부로 만들어 쫄깃하면서도 연한 식감이 특징인 제품이다. 간편하게 조리하여 샌드위치나 반찬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두부봉은 식감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며, 간식부터 반찬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선 살이 첨가되어 비건 제품은 아니다.

두부의 영양학적·환경적 이점

두부는 영양학적 가치가 높아 다양한 비건 요리에 즐겨 사용된다. 100g당 약 9.62g의 단백질을 제공하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사실이 가장 잘 알려진 영양학적 특징이다. 그 외에도 뼈 건강과 빈혈 예방에 기여하는 칼슘과 철분, 갱년기 증상 완화와 심혈관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 등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어 건강한 지방 섭취에 적합하며, 100g당 약 97kcal로 체중 관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이다.

콩의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유사하여 안면홍조, 골다공증과 같은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부 연구는 하루 약 40~80mg의 이소플라본 섭취가 갱년기 여성의 뼈 건강을 개선하고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증명한 바 있다.

이소플라본 섭취와 유방암 위험의 연관성은 복합적이다. 아시아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두 제품 섭취가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나, 서구권 연구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다. 이는 실험군의 식단, 유전자, 호르몬 상태의 차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소플라본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초기 연구가 있다. 성조숙증 우려로 여아의 두부 섭취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이의 경우 일반적인 식단에서 두부 섭취는 성조숙증을 유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량 섭취 시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균형 잡힌 식단을 추천한다.

두부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꼭 주목해야 하는 식재료다. 두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소고기의 약 1/50에 불과하다. 동일한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면적이 소고기보다 두부가 훨씬 적기 때문이다. 대두는 1ha당 약 200kg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지만, 소고기는 같은 면적에서 약 20kg만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생산 시 두부는 육류나 생산에 비해 훨씬 적은 물이 쓰인다. 두부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두부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콩은 주로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수입되며, 대규모 농장에서 생산된다. 저장 및 운송 과정에서 방부제나 살충제가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GMO 콩 사용 유무와 같은 안전 인증 확인이 중요하다. 국내산 콩은 농약 사용이 비교적 적고 신선도가 높다. 지역에서 생산된 콩은 탄소 발자국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두부 제조에 사용되는 첨가물은 크게 소포제, 유화제, 응고제로 나눌 수 있다. 각 첨가물은 두부의 질감, 맛, 안정성을 향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소포제는 제조 과정 중 발생하는 거품을 제거하여 균일한 품질의 두부를 생산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주요 물질로는 폴리글리세린에스테르, 해조류 추출물을 비롯한 천연 유래 소포제가 있다. 당연히 화학적 소포제 대신 천연 소포제를 사용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다. 응고제 중 천연 간수(염화마그네슘, MgCl₂)는 과거 두부 제조에 널리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상업용 두부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대체 응고제로는 염화칼슘(CaCl₂)과 황산칼슘(CaSO₄)이 있다. 부드럽고 균일한 질감의 두부를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응고제 종류에 따라 두부의 식감과 맛이 상이하다.

유화제는 두부 내부의 수분과 지방을 균일하게 섞는 용도로 사용한다. 주요 물질로는 대두에서 유래한 레시틴,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가 있다. 대체제로 천연 레시틴 사용을 권장하며, 현미유, 올리브유와 같은 식물성 유지를 사용해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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