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마켓’은 글로벌 대체당 시장 규모가 2023년 118억 달러(15조 7,010억 원)에서 2028년 243억 달러(32조 3,335억 원)까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에서도 ‘펩시 제로슈거’, ‘칠성 사이다 제로’ 등을 유통하는 ‘롯데칠성음료’의 2024년 상반기 탄산음료 매출 중 제로 탄산음료가 1,400억 원으로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체당은 유례없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음료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대체당이 소스, 통조림, 심지어는 떡볶이, 치킨 등 외식 업종으로도 확대되며 걷잡을 수 없는 인기를 구가함에 따라 대체당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회의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체당 안전성, 관련 연구 미흡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당의 안전성에 관해선 답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최초의 대체당은 1879년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교수 아이라 렘슨(Ira Remsen)과 제자 콘스탄틴 팔베르크(Constantin Fahlberg)가 발견한 사카린이다. 길어야 150년 역사를 지닌 대체당의 유해성 연구는 각기 다른 결과가 끊임없이 반론하는 형국이며, 현재까지 ‘적정량만 섭취하면 건강에 큰 이상은 없다’고 잠정 결론된 상태다. 그럼에도 대체당의 유해성이 걱정된다면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일부 대체당을 선별하여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체중 관리에 도움 된다?

대체당은 크게 ▲합성 감미료 ▲천연 감미료 ▲천연당 ▲당알코올 네 가지로 나뉜다. 이 중 열량이 낮은 것은 합성 감미료 중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 천연당인 알룰로스,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 당알코올에 속하는 에리스리톨이다. 모두 0.2kcal/g 내외로, 체중 감량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감미료다. 반면 합성 감미료인 아스파탐은 4kcal/g로 설탕과 동일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절대적 칼로리가 아닌 상대적 칼로리다. 모든 대체당은 설탕과 동일한 맛을 내기 위한 단맛의 강도, 즉 감미도(甘味度)가 상이하다. 설탕과 동일한 강도의 단맛을 내기 위해 대체당을 사용할 경우 이소말트, 소르비톨, 락티톨은 설탕보다 더 많은 열량을 내 오히려 체중 조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참고로 2024년 8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시중 14개의 제로 음료를 조사한 결과 열량은 개당 2~32kcal로, 일반 탄산음료의 144kcal보다 현저히 적었다. 반면 ‘롯데웰푸드’의 ‘제로 초콜릿 칩 쿠키’처럼 일반 설탕을 사용한 쿠키와 칼로리가 거의 동일한 제품도 있으므로 제품 구매 전 영양성분표 확인을 권장한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대체당을 체중 조절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장기적인 대체당 섭취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분석이다. 대체당을 맹신하지 않고 균형 있는 식단을 지키는 것이 체중 관리에 훨씬 유리하다.

혈당 관리에 도움 된다?

대체당을 활발히 활용하는 상당수는 당뇨 환자나 혈당 건강을 우려하는 이들이다. 설탕의 혈당지수(GI)는 68 내외이며, 대부분의 대체당이 0~15 사이로 설탕보다 현저히 낮은 혈당지수를 지닌다. 다만 경계해야 할 대체당 역시 존재한다. 말티톨의 혈당지수는 설탕의 절반 수준인 35로, 감미도가 설탕보다 아주 약간 낮아 설탕과 거의 동량을 사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말티톨은 상대적으로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대체당이므로 이를 사용한 제품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말티톨은 롯데웰푸드의 ‘제로 시리즈’ 전 품목과 시중 대다수의 제로 초콜릿, 젤리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아스파탐만큼은 피해야 한다?

대체당 중 유해성이 가장 의심되는 종류는 아스파탐이다. 2023년 6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군에 등재하면서 논란을 낳았다. 2B군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제한적인 결과만이 확인되었거나 동물 실험에서만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이다. 김치와 피클 같은 염장식품, 고사리도 포함되어있다는 점, 우리 국민의 평균 아스파탐 섭취량은 허용량 대비 0.12%에 불과하다는 점이 밝혀지며 논란은 사그라졌다. 한편, 올 1월 22일 뉴욕포스트는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감미료가 장내 세균에 독성을 띠며 이에 따라 체내 염증이 증가하고 뇌로 가는 혈액 공급에 악영향을 미쳐 뇌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업계 전문가의 주장을 보도했다. 다만, 이 역시 정확한 검증을 갖추지 않은 ‘주장’일 뿐이라 신뢰도는 떨어진다.

그 밖의 섭취 시 주의사항

대체당은 종류 무관 과량 섭취 시 복통, 복부팽만감, 소화 불량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인체에 대체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대체당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무너뜨린다는 보고도 다수 존재한다. 적정 섭취량의 경우 사람에 따라 상이하므로 관련 제품을 조금씩 섭취하되, 부작용이 느껴진다면 섭취를 바로 중단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1일 섭취 허용량은 체중 60kg 기준 수크랄로스와 아세설팜칼륨 0.9g, 아스파탐 2.4g 등이며 상당수에 제한을 두지 않을 만큼 안전하다고 평가한다. 시중 제품에는 극미량이 사용되어 섭취량을 제한하지 않아도 섭취 허용량을 초과하기가 쉽지 않지만, 개인별 민감도가 다르다는 점을 참고하자.

현재는 당류 함량이 100ml당 0.5g 미만인 경우 ‘제로 슈거’ 또는 ‘무당’이라고 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 정보 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함에 따라 2026년부터는 감미료 함유 및 열량 정보 표시가 의무화된다. 향후 대체당 관련 제품을 더욱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예정이니, 관련 정보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추천한다.

앞으로도 대체당의 안전성에 관해 상충하는 주장과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확실한 것은 대체당은 유해성이 확실하게 검증된 설탕보다는 건강한 첨가물인 동시에 대체당을 즐겨 섭취할 경우 단맛 중독과 같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무엇이든 과유불급, 대체당 역시 양날의 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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