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가 되면 불티나게 팔리는 제품 중 하나는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이다. 새해 목표로 체중 감량을 세우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다.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연초를 맞아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을 슬기롭게 활용하기 위한 기본 지식과 섭취 주의 사항을 정리했다.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이해하기
우선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적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일상 식사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 및 성분(이하 기능성 원료)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을 통칭한다. 질병 치유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약’이 아닌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동물 시험과 인체 적용 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하여 인정된 기능성 원료를 기준치 이상 사용해야 하며, ‘건강기능식품’ 문구나 인증마크를 표기하여 소비자의 제품 판별을 돕는다. 건강기능식품이 제대로 된 효과를 내기 위해선 기능성 원료별 기능성과 안정성을 보증하는 1일 섭취량을 준수해야 한다.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영양소 기능, 생리 활성 기능, 질병발생 위험 감소 총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은 ‘생리 활성 기능 - 체지방 감소’에 속한다. 기능성 원료는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되어 별도의 인정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고시형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되지 않았으나 원료의 제조기준 및 규격, 안전성 및 기능성 등의 자료를 제출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개별적으로 인정하는 ‘개별인정형 원료’로 나뉜다. 2025년 1월 기준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는 59가지다. 고시형 원료는 △녹차 추출물 △공액리놀레산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키토산 △키토올리고당 다섯 가지이며, 그 외의 원료는 모두 개별인정형 원료다.
체지방감소 기능성 원료는 지방의 소화·흡수와 합성을 억제하거나 분해를 촉진하며 그 기전은 상이하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껍질에 함유된 수산화구연산(HCA)이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한다. 녹차 추출물은 식후 체지방 흡수를 억제하고 지방을 소모해 체지방 축적을 억제한다. 공액리놀레산은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지방세포 대사를 조절함으로써 지방세포의 부피와 세포 수를 감소시킨다. 끝으로 키토산과 키토올리고당은 지방산 및 콜레스테롤과 결합해 위장 내 지질 흡수를 줄여 지방 배설을 유도한다.
현명한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활용법
많은 이가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과 혈당 조절, 장 건강 등 다른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섭취한다. 더욱 효과적인 체중 감량 시너지를 유도하고 과도한 체지방 축적에 따른 혈관 기능, 혈당조절 능력, 간 기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을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지난 1월 7일 식약처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대두이소플라본 △구아바잎 추출물 △달맞이꽃종자 추출물 △레시틴 △헤마토코쿠스 추출물 △뮤코다당·단백 △영지버섯 자실체 추출물 △콜라겐펩타이드 등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9종의 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은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 함께 제조하거나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구토, 황달, 간 수치 상승, 소화 불량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식약처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과 녹차 추출물, 풋사과추출 폴리페놀, 배변 활동 원활 기능성 원료인 알로에 전잎을 1~2개월 함께 섭취하여 간수치 급등, 황달 등의 증상을 겪은 소비자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아직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밝혀지지 않은 병행 섭취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건강기능식품을 장기간 과도하게 섭취하는 행위는 지양하는 게 좋다.
또한 기능성 원료별 섭취 유의 사항을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르니시아 캄보지아 추출물은 혈당 및 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어 당뇨약 및 콜레스테롤 감소 약 복용자는 섭취 전 의사와 상담이 필요하며, 녹차 추출물은 카페인을 함유하여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공액 리놀레산은 당뇨 악화 및 혈액 응고 속도 감소를 일으킬 수 있다. 당뇨 환자 및 대사증후군 질환자는 신중히 복용할 것을 권장한다. 일부 카테킨은 게 또는 새우를 원재료로 사용하므로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보자. 또한 키토산을 키토산을 장기간 섭취할 경우 지용성 비타민 A, D, E, K의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식약처는 2017년부터 매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기능성을 인정받았으나 추후 취소 및 폐지되는 경우가 있으며, 매년 새로운 원료가 인정되니 관련 발표에 주목하자. 또한 건강한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운동과 식습관 조절 병행이 기본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을 체중 감량을 위한 조력자로 다루는 현명한 태도를 견지하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약학용어사전
※ 사진 출처: 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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