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성’을 향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환경과 사회, 경제의 균형 있는 존속을 위해 힘쓰는 독자들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참고할 만한 도서를 소개한다. 첫 차례는 지속 가능성 영역에서 최근 가장 큰 화두로 자리매김한 ‘환경’ 분야다.
쓰레기의 세계사 (로만 쾨스터 지음 / 흐름출판 펴냄)
환경부가 발표한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433kg.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9년 처음 400kg을 돌파한 이래 400kg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폐기물까지 더하면 우리가 매년 배출하는 쓰레기는 공포 그 자체다. 인류의 역사는 곧 쓰레기와 같다. 기술 발전 및 진보에 따라 시기별로 다양한 쓰레기가 출연했으며,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쓰레기 섬, 우주에서도 관찰되는 알록달록한 쓰레기가 가득한 쓰레기 해변은 모두 우리 삶의 부끄러운 산물이다.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증식할 뿐이다. 바야흐로 대소비 시대, 인류가 분초 단위로 자행하는 소비의 민낯과 죽은 쓰레기가 지배하는 지구 사회의 잿빛 현주소를 폭로한다.
시간과 물에 대하여 (안드리 스나이어 마그나손 지음 / 북하우스 펴냄)
2014년, 빙하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700년 된 빙하 ‘오크(OK)’가 사망했다. 이는 수많은 지표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도 수백 년, 수천 년, 수만 년 된 빙하가 인류 역사에서 사라지고 있다. 인류의 시작이자 끝, 물은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종말의 태엽을 감고 있다. 『시간과 물에 대하여』는 인류에 닥친 수많은 기후 위기 중 ‘물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빙하의 붕괴, 해수면 상승, 가뭄과 홍수 그리고 물의 산성화에 이르는 일련의 변화를 이야기하듯 풀어내어 생생하고 섬뜩한 실감을 안겨준다. 흡입력 있고 수려한 문체로 문학을 감상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편, 각계 전문가의 의견과 조언을 통해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환경 서적 특유의 현학적인 언어와 표현, 강압적인 메시지 전달에 지친 이들에게 『시간과 물에 대하여』를 추천한다.
나를 위한 첫 번째 환경수업 (황동수, 황지영 지음 / 더퀘스트 펴냄)
지금 당장 환경을 위한 실천법을 떠올려 보자. 유기농 식재료 구매하기, 리사이클링 의류 구매하기,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사용하기. 많은 이의 머릿속에 이러한 답이 떠올랐을 테다. 그런데 만약 이 모든 게 오답이라면 어떨까? 환경오염과 기후위기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실천법은 잘못 아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문제 인식보다 중요한 것은 해결법이고, 해결법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왜 도움이 되는지 앎으로써 실천력을 높이는 것이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우리와 환경에 이로운 진짜 실천법을 제시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환경 보호 실천 입문서다.
뿔라스틱 (김성화, 권수진 지음 / 만만한책방 펴냄)
인간의 시점이 아닌, 플라스틱의 시점에서 환경 문제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플라스틱 세계 최초 기자 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책, 『뿔라스틱』이다. 어린이책 출판사 ‘만만한책방’에서 지구 생태 시리즈 ‘지구를 생각한다’를 시작하며 출간한 첫 책으로, 수많은 물건을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사실과 플라스틱의 탄생 과정을 녹여냈다. 책의 주인공인 1973년에 태어난 플라스틱병의 이야기를 이명하 작가가 회화적이면서 유머러스한 그림으로 풀어냈으며, 책의 끝에 다다르면 ‘인간과 플라스틱의 공존’이라는 화두를 만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당신의 ‘반려 플라스틱’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뿔라스틱의 발칙한 외침, 꼭 아이들이 아니어도 귀 기울일 가치는 충분하다.
※ 사진 출처: 각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