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서울 동작구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 대국민 보고회’를 개최했다. 국민, 업계, 학계 등 각계각층의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약처는 ‘국민과 함께 만드는 안심의 기준’이라는 주제로 새 정부 국정 과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식의약 안전 정책들을 공개했다.

이번 보고회에서 발표된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 중에서도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7가지 대표 과제는 특히 주목받았다. 이 과제들은 단순히 안전 관리를 넘어,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선택의 폭을 넓히며, 건강하고 안전한 식의약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식약처의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희귀의약품' 더욱 신속하게 도입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워 희귀의약품 의존도가 높은 환자들을 위해 희귀의약품이 신속하게 도입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해외 선진국의 희귀의약품 허가·심사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신속 허가 트랙을 마련하고, 임상시험 절차 간소화 및 맞춤형 상담 지원을 통해 국내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적시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희귀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위한 약가 제도 개선 방안도 관계 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혁신제품 사전상담 핫라인, ‘신기술 식의약품’ 개발 지원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혁신적인 식의약품의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기 위한 정책도 공개됐다. 식약처는 ‘혁신제품 사전상담 핫라인’을 통해 △AI 진단 보조 기기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첨단 바이오 의약품 등 혁신적인 식의약품 개발 기업들에게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전 과정에 걸쳐 전문적인 인허가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혁신 제품 개발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핫라인을 통해 식약처 전문가들이 직접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장 출시 기간이 단축되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위해식품 정보 ‘수요자 맞춤형 SNS’ 실시간 안내 강화

식약처는 위해식품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위해식품 정보 수요자 맞춤형 SNS 실시간 안내 시스템 강화’를 대표 과제로 제시했다. 기존의 일방적인 정보 전달 방식을 넘어, 인공지능 기반의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여 소비자의 연령, 거주 지역, 평소 구매 이력 등을 고려한 맞춤형 정보를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등 대중적인 SNS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식중독 사고나 특정 식품의 리콜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역 거주자나 관련 식품을 구매했던 소비자에게 즉시 알림이 전달되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본 제도는 정보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의 식품 안전 불감증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항암제 임상시험' 기회 대폭 확대

항암제 임상시험 참여 요건이 개선되어 암 환자의 임상 치료 기회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기존의 엄격했던 임상시험 참여 기준을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되, 실제 진료 현장의 다양성과 환자의 상황을 반영하여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임상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더 많은 암 환자들이 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환자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국내 항암 신약 개발의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안심 정보, QR 코드로 한눈에 확인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제품의 기능성, 원료, 섭취 방법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식약처는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건강기능식품 안심 정보 QR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및 기준·규격 인정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 포장의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기만 하면 △인정받은 기능성 정보 △주요 원료의 상세 설명 △섭취 시 주의사항 △제품의 이력 정보 등을 즉시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건강기능식품 선택의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을 더욱 현명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알 권리를 보장하는 획기적인 변화로 주목받았다.

‘축산물 이력 관리’, AI로 더욱 정밀하게

식약처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축산물의 모든 이동 경로와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통합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기반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도축 과정의 위생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센서 기술을 통해 유통 중 온도 변화 등 품질 저하 요인을 즉시 감지하여 차단하는 것이 한 가지 예다. 이로써 문제 발생 시 원인을 신속하게 추적하고 대응하며, 소비자에게 더욱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축산 농가와 관련 업계의 관리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까다로워지는 ‘디카페인 기준’

점차 증가하는 디카페인 제품 수요에 발맞춰 ‘디카페인 식품의 기준 명확화’가 주요 안건으로 다루어졌다.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카페인 함량을 90% 이상 제거한 경우 ‘디카페인’으로 표기할 수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카페인 함량을 99%, 미국 농무부(USDA)는 97% 제거한 커피에 ‘디카페인’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카페인 함량 0.1% 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국내의 디카페인 기준이 지나치게 너그럽고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식약처는 2026년 3월부터 카페인 제거 후 잔류 카페인 함량이 0.1% 이하인 커피 원두를 사용한 커피만 ‘디카페인’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디카페인’이라는 표기만으로도 안심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신뢰도를 높이고, 관련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 오유경 처장은 “국민과 함께 만든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어 국민이 일상에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법령 정비, 행정조치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면서, “앞으로도 식약처는 국민 안전과 국내 식의약 산업 성장을 이끄는 한편, 국제기준을 선도하는 선진 식의약 정책을 지속 발굴ㆍ추진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식의약 안심 50대 과제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사진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