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통 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을 필두로 한, 이른바 ‘C-커머스’였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가 12월 26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신규 앱 설치 건수는 도합 2,462만 건에 달한다. 한국인의 절반 정도가 C-커머스 앱을 설치한 셈이다. C-커머스의 성장을 두고 상품의 안정성, 개인정보 수집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환경오염 역시 그중 하나다.

폐기되든 반품되든 환경오염 앞에 유구무언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이용하는 이유(중복투표)로 ‘제품 가격이 저렴해서(93.1%)’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렇듯 C-커머스의 최대 경쟁력은 저렴한 가격이다. 문제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큰 죄책감이나 부담 없이 상품을 폐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상품 언박싱 및 ‘하울’ 콘텐츠를 살펴보면 상품의 품질에 실망하며 곧장 폐기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며, 플랫폼 내 리뷰에서도 사용하지 못할 만큼 파손되었거나 품질이 나빠 버리겠다는 내용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거리낌 없이 상품을 폐기하는 시민 의식도 문제로 지적되지만, 반품된 물품 대다수를 본국으로 운송하지 않고 현지에서 폐기하는 C-커머스의 시스템은 기만적이라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한 물류 업계 관계자는 물류신문을 통해 “일부 가전제품, 태블릿 등 고가 제품, 추가로 반품비 등을 청구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저가 중국산 제품들은 국내 반품 물류센터로 모였다 폐기 처분된다. 일부 판매자는 국내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소비자에게 직접 폐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같은 신문에서 또 다른 관계자는 “테무의 반품 물량이 택배를 통해 물류센터로 들어오면 상품 확인을 위한 X-Ray 검사를 거친 뒤 컨테이너에 실려 다시 중국으로 보내진다. 현재 일주일에 40ft 컨테이너 3개 정도의 물량이 중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으나, 이 경우에도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반품된 상품이 재판매되는지는 확인할 방안이 없으며, 근본적으로 항공 운송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정부 차원 대처가 시급

C-커머스는 소비자의 무분별한 소비를 종용하고 방치한다. 싼값에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기꺼이 저품질 상품을 유통하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총판과 직거래하고 테무는 생산공장과 직거래하여 소비자에게 상품을 유통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즉, 수익 증대를 위해 상품의 품질 문제를 인지하면서 묵인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초저가를 성장 동력으로 삼은 만큼 제품 품질 개선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더불어 중국 내 제품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24년 11월 온라인쇼핑 플랫폼의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3.4%, 테무가 0.7%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C-플랫폼은 텔레비전, 지하철,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신규 사용자 유입과 매출 증대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C-커머스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앞으로 더욱 극심해질 수 있다.

C-커머스의 환경오염 문제를 타개할 방안으로는 ‘환경세’가 거론된다. 착안할 사례로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관세 정책이 있다. 지난 4월 11일 미국은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수입되는 800달러(약 117만 원) 미만 소액 소포 관세율을 기존 30%에서 120%로 대폭 인상해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미국에서 구매하는 C-커머스 상품 가격은 2~3배 인상이 불가피하며, 미국을 휩쓴 중국발 저가 시대는 크게 휘청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C-커머스에 대한 규정이나 제한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개인의 힘은 쉽게 집결되지 않는다. 소비자의 안전과 환경 보호를 위해 정부를 향해 더욱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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