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색,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매료하다

식품 업계에서 로코노미가 새로운 가치 창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로코노미(Loconomy)’란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특산물과 고유문화를 바탕으로 상품을 생산하거나 소비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2023년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로코노미에 쏠리는 시선이 뜨겁다.

로코노미의 인기는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상술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많은 응답을 기록했다.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재미있어서(49.6%) ▲특별한 경험 및 추억이 되는 것 같아서(39.2%) ▲원산지가 확실하게 보장된 제품이라서(27.6%) ▲한정판 등 특별한 가치가 있어서(24.3%) ▲맛이 보장될 것 같아서(24.0%) ▲재료가 신선할 것 같아서(21.9%) ▲지역 생산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21.6%). 즉, 로코노미는 생산자에게는 제품의 경쟁력 및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는 신뢰할 수 있는 독특한 제품을 판단하는 지표로 기능한다. 특히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로코노미가 톡톡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로코노미에 꾸준히 투자하는 기업 사례

로코노미라는 단어가 최근에 등장했을 뿐, 그 활용 방식은 업계를 막론하고 오래전 시작되었다. 특히 지역 특산물의 높은 활용도에 주목하여 식품 업계가 펼친 다양한 사례를 주목함 직하다.

‘롯데웰푸드’는 2020년부터 ‘빼빼로’ 브랜드의 지역 상생 사업 ‘우리농산물 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쌀 빼빼로(2020년, 이천 쌀)’ ▲‘제주감귤 빼빼로(2021년)’ ▲‘해남녹차 빼빼로(2023년)’ ▲‘남해유자 빼빼로(2024년)’를 선보였다. 브랜드에 참신한 이미지를 더하는 한편, 백제 문화제 홍보 부스 운영, 지역 아동 센터 건립 협조 등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빼빼로를 통해 로코노미의 가치를 검증한 롯데웰푸드는 2024년 8월 행정안전부의 지역 상생발전 제안으로 ‘맛있는 대한민국 상생 로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본 프로젝트는 지역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려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로, 롯데웰푸드는 첫 번째 협업 지역으로 충남 부여군을 선정해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출시했다. 부여 알밤 시리즈는 애초 3개월간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한 달여 만에 대부분의 품목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상생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창녕 갈릭 버거(2021년)’ ▲‘보성녹돈 버거(2022년)’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2023년)’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2024년)’를 선보이며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400만 개, 농산물 수급량 약 800t을 달성할 정도로 괄목할 성과를 냈다. 더불어 맥도날드는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주요 식자재의 약 60%를 국내산으로 사용하며 ‘로컬 소싱’에 힘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는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직영 매출 1조 원을 처음 돌파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성과에 한국의 맛 프로젝트를 비롯한 로코노미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동반성장위원회,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카페업 상생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된 ‘스타벅스코리아’의 상생음료는 어느덧 6차까지 성행 중이다. 지금까지 ▲‘한라 문경 스위티(2022년)’ ▲‘리얼 공주 밤라떼(2022년)’ ▲‘옥천 단호박 라떼(2023년, 3·4차)’ ▲‘유자 자두 에이드(2024년, 고흥산)’ ▲‘해남 찐 고구마 라떼(2024년)’가 공개됐으며, 스타벅스코리아는 소상공인 카페에 해당 메뉴의 레시피와 원부재료를 지원하고 있다. 김지영 스타벅스 ESG팀 팀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생음료의 매출 성과는 전부 소상공인 카페 사장님들의 수익으로 귀결된다”며 “매장별로 차이는 있지만, 상생음료 판매 기간에 전체 카페 매출이 10~15% 상승한 사례도 있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이 외에도 제주산 농축산물 활용 제품 브랜드 ‘제주담음’을 운영하고 경북 포항시 죽장면의 된장 브랜드 ‘죽장연’과 협업한 ‘빠개장 된장국’을 출시한 ‘오뚜기’, 올해 초 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와 함께 제주 월동채소를 급식 메뉴로 소개하는 ‘제주맛남’ 프로젝트를 공표한 ‘CJ프레시웨이’ 등 유수의 브랜드가 로코노미 활성화에 동참하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코엑스가 주최한 ‘2024 코엑스 푸드위크(제19회 서울국제식품산업전)’는 스몰럭셔리(Small Luxury), 채식주의(Vegan)와 함께 로코노미를 식품 업계 3대 이슈로 꼽았다. 지역과 기업의 수익 증진을 도모하고 소비자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로코노미 트렌드가 앞으로 얼마나 다채로운 모습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 사진 출처: CJ프레시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