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량 개인전 "바람의 빛깔", 온전한 에너지를 느끼며

"내 그림을 보는 모든 이가 그림에서 시선을 따라 얻어지는 에너지를 온전히 흡수하길 바란다."

파인미디어 승인 2023.03.30 20:34 | 최종 수정 2023.03.30 20:36 의견 0

글 · 사진 우옹

롯데갤러리 잠실점에선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해 리조이스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 여성 추상회화작가 임미량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 제목은 Colors of the wind.

마치 융털처럼 생긴 모형의 반복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마치 바람을 타고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Going 연작에서 중간중간 보이는 깃털은 관객들로 하여금 바람이라는 모티브를 적극적으로 연상할 수 있게 돕는다.

The performance of wind 연작이 영양분을 흡수하고 바람을 타고 자유로이 이동하던 움직임이라면 My forest 연작은 마치 멀리서 바라본 거대한 숲과도 같다. 양분을 담은 토양은 하늘 위로 뻗어나갈 나무를 위한 터가 된다. 토양 위 단단하게 자리 잡은 나무들은 생명체들의 활동을 지지한다. 다채로운 생명체들은 먹이활동과 사냥 활동을 통해 견고하고 끊임이 없는 생태계를 만든다. 죽음은 토양의 양분이 되고 새로운 생명을 위한 시작이 된다. 그 모습은 매우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다.

얼마 전 카페 옆 테이블로부터 벚꽃 분홍 바람을 타고 내 자리로 날아왔던 담담하고도 미세하게 떨리던 어느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나도 멋대로 살아보고 싶어. 남자들처럼 내 마음대로 멋대로.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

중년 여성의 생물학적, 사회적 여성으로서 살아낸 긴 시간에 누가 딴지를 걸 수 있겠는가. 그저 자리 한켠을 내줄 수밖에.

임미량 작가의 Colors of the wind는 여러 감정이 서린 목소리로 말하던 그 중년의 여성에게 넌지시 건네보고 싶은 전시다.

당신이 지난날의 서사라는 양분을 안고

바람을 타며 자유로이 움직이는 날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또는 어느 곳에 자리를 잡아

거대한 숲이 그리고 쉼터가 될 거예요.

당신은 그렇게 큰 존재입니다.

(좌)

Going #58

81x117cm

Oil, acrylic on canvas

2022

(우)

Going #98

112.1X 162.2cm

Oil, acrylic on canvas

2022

The performance of wind #168

80x117cm

Oil on canvas

2022

My forest #16

162x130cm

Oil on canvas

2021

임미량 개인전 “바람의 빛깔“

2023 2 24 ~ 2023 4 30

롯데갤러리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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